여행 테마 ~!!

[한국관광공사 추천] '10월에 가볼 만한 곳’-발자국이 모여 선이 되는 녹색여행

코알㉣r 2011. 10. 26. 23:17


부소산 정상(106m)에 있는 사자루 


발자국이 모여 선이 되는 녹색여행

동네 앞 수퍼마켓도 자가용을 타고 가는 현대인들에게 걷기 여행은 삶의 여유를 찾고, 운동도 되는 웰빙의 실천이다. 한국관광공사는 10월 ‘차를 버리고 떠나는 뚜벅이 녹색 관광코스’라는 주제로 전국에서 4곳을 선정했다. 차를 타고, 내리는 ‘점(點)’ 같은 여행보다는 조금은 힘들지만 두 발로 만나는 ‘선(線)’의 여행을 제안한다.

에디터  박우철 기자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www.knto.or.kr


15.5km, 파노라마 같은 백제의 숨결
충청남도 부여군
 


◀ 소박한 듯 세련된 정림사지 5층 석탑

부여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걷기 시작해서 처음 만나게 되는 곳은 ‘금강’의 시인 신동엽 선생의 생가이다. 군청 로터리 조금 못 미친 골목 안에 자리하고 있다. 시인의 집을 뒤로하고 국립부여박물관으로 향한다. 이곳 박물관은 백제금동대향로를 비롯해 백제시대의 유물 1,200여 점을 전시하고 있으며 오는 12월31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박물관에서 길 하나 건너면 정림사지 5층석탑이 있는 정림사지가 있다. 이 탑의 1층 몸돌에는 당나라의 소정방이 백제를 멸망시키고 새겼다는 ‘大唐平濟國碑銘(대당평제국비국-위대한 당나라가 백제를 평정하고 기념으로 탑에 새긴 글)’이라는 글씨가 있어 백제의 아픈 역사를 증언하고 있기도 하다.

다음은 높이가 106m인 부소산에 오른다. 백제 말의 세 충신인 성충, 흥수, 계백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삼충사, 영일루, 군창터, 반월루, 궁녀사, 사자루, 백화정 등을 차례로 지나 마침내 삼천궁녀가 사비수로 뛰어내렸다는 낙화암에 이른다. 조금 더 욕심을 내어 부소산을 가로지르면 신라의 안압지보다 40년 앞선,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못 궁남지와 마주한다. 늘어진 버드나무와 함께 못 가운데에 있는 표룡정은 또 하나의 볼거리다.
문의 부여군청 문화관광과 041-830-2010


1 갓바위로의 접근을 위해 설치된 해상 보행교 2 해양유물전시관에 복원해 놓은 신안선 3 입암산 등산로 들머리 


제주의 자연을 거문오름에서 느끼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도는 걷기 여행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해안선을 따라가는 올레길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거문오름과 만장굴, 성산일출봉으로 이어지는 길도 제주의 가을을 만끽하기 좋다. 

거문오름 트레킹 코스의 시작점은 탐방안내소가 있는 선흘 2리 소위 ‘선인동’이다. 거문오름 능선을 돌아 굼부리 안을 탐방하고 나오는 A코스와 거문오름 분화구에서 터져 나온 용암이 흘러간 용암협곡을 따라 웃밤까지 가는 B코스가 있는데 현재는 거문오름 A코스만 탐방이 가능하다. A코스는 총 5.5km 거리로 왕복 소요시간은 4시간 정도 걸린다. 트레킹을 위해서는 거문오름 탐방안내소에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또 오전 9시, 10시, 11시로 출발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과 벌레, 수풀에 몸을 보호하기 위해 긴소매 옷과 모자, 생수, 손수건 등을 준비하는 것도 잊지 말자.
거문오름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굼부리 능선과 만날 수 있다. 또한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고 원시림으로 가득하다. 정상에 오를 때까지 4·3사건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수직동굴과 일본군 갱도진지굴을 볼 수 있고 계단길을 따라 내려와 굼부리 안으로 진입하면 어둠침침한 곳에 용암협곡과 만난다. 흰 끈으로 길을 표시해 두었기 때문에 길을 잃어 버릴 염려는 없다. 

다음 코스는 만장굴이다. 총길이가 1만3,422m로 세계 최장 용암동굴로 250만년 전 제주도 화산 발생시 생겨났다고 알려져 있다. 동굴 안쪽으로 600m 정도 들어가면 기이한 모습의 ‘돌 거북’이 눈길을 끈다. 이 외에도 종유석과 벽의 용암 날개, 7m나 되는 용암기둥을 비롯해 2층 터널 등 신기한 경관을 볼 수 있다. 왕복 40분 정도 소요된다.
문의 제주시청 관광진흥과 064-728-2752

산과 바다, 두 발로 향유하다
전라남도 목포시

목포에서의 걷기 여행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서 시작하면 좋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목포 인근 해역에서 출토된 유물만을 모아 전시하는 곳으로 11세기 고려시대 배인 ‘완도선’과 14세기 중국의 무역선 ‘신안선’을 복원해 놓았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를 관람했다면 인근에 있는 문화예술회관, 문예역사관, 자연사박물관, 생활도자박물관, 남농기념관, 목포문학관 등도 함께 감상해 보자. 

연구소를 나와 10여 분만 걸으면 천연기념물 500호인 갓바위를 볼 수 있다. 갓바위에 가기 위해는 해상보행교를 건너야 하는데 총 연장 298m로 지난 2008년 4월 목포시에서 갓바위 감상을 위해 설치했다. 일반 교량과는 다르게 교각 없이도 물에 뜨게 설계해 밀물과 썰물 때 밀려오기도 하는 등 이색적이다. 갓바위는 투구를 쓰고 있는 장군의 모습 같기도 하고 갓을 쓴 선비의 모양과도 닮았다.
해상보행교를 지나면 입암산 등산로, 평화광장 해안산책로 갈림길과 마주하는데 입암산 등반을 마친 후 삼학도와 목포대교를 거쳐 고하도 용머리까지 다녀오는 유람선에서 잠시 쉬어도 좋다. 이 밖에 편도 1.6km인 평화광장 산책로도 걷기에 좋다.
문의 목포관광기획과 061-270-8430


4 산일출봉 해안절경의 모습 5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가 인상적인 제주의 가을바다 6 세계 최장 화산동굴인 만장굴의 계단 7 낭산 언덕길을 오르다 보면 하늘이 환하게 트이는 곳에 선덕여왕릉이 소나무에 둘러싸여 자리하고 있다 8 물길, 사람길이 어우러진 진평왕릉 9 국립경주박물관의 전시실. 얼굴무늬 수막새 등 신라의 문화재를 만날 수 있다


천년고도에서 선덕여왕을 만나다
경상북도 경주시

1,000년 동안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에는 아직도 신라가 살아 움직인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선덕여왕> 때문인지 경주의 신라 유적들은 요즘 들어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낭산(狼山)은 해발 108m의 나지막한 산으로 지도상에도 잘 표시되지 않지만 낭산 자락에는 선덕여왕릉, 진평왕릉, 신문왕릉, 효공왕릉, 신무왕릉 등 유난히 많은 왕들이 잠들어 있다.

낭산 걷기의 시작점은 효공왕릉이다. 이후 신문왕릉-사천왕사-선덕여왕릉-낭산-능지탑-낭산마애삼존불상-국립경주박물관-진평왕릉-보문리사지-황복사지 순서로 돌아보면 된다. 한번에 다양한 문화재를 접할 수 있는 만큼 이 코스는 경주 걷기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다. 이 일정 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하루를 마무리하고 진평왕릉과 보문리사지, 황복사지는 떼어 다음날 돌아보는 것도 좋다.

효공왕릉에서 동해남부선 철길 아래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10여 분 가면 낭산의 왕릉 중 유일하게 담장을 두른 신문왕릉과 마주할 수 있다. 거북이의 발처럼 석축을 받치고 선 호석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신문왕릉에서 도로를 따라 약 900m 낭산 안으로 들어서가면 선덕여왕릉 입구에 이른다. 오솔길을 따라가면 선덕여왕릉이 있는데, 낭산에 올라 유일하게 하늘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선덕여왕이 낭산 남쪽인 도리천에 묻어 달라 한 요청 때문에 산 정상에 자리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 밖에  낭산에는 문무왕의 화장터로 알려진 능지탑, 신장상이 나란히 새겨진 낭산 마애삼존불도 볼 수 있다. 

진평왕릉과 보문리사지, 황복사지는 보문 들판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인근에는 나무그늘도 조성돼 있어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다. 보문리사지는 진평왕릉에서 논 사이로 이어진 길을 따라가면 된다. 마지막으로 찾아갈 곳은 국립경주박물관. 이곳에서 금관, 토우 달린 목항아리, 말탄 무사 모양 토기 등의 국보와 신라인의 대표 얼굴이 된 얼굴무늬 수막새를 만날 수 있다.
문의 경주시청 문화관광과 054-779-63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