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를 한껏 머금은 대지가 형형색색 꽃으로 물들고 있다.
하지만 5월의 싱그러운 초록빛을 모르면 봄에만 볼 수 있는 절경을 아깝게 놓치기 십상. 녹차 밭과 보리밭이 한창 푸름을 뽐내고 있다.
가족들과 녹차밭과 보리밭 사잇길을 나란히 걸어보는 건 어떨까?
흙길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사각거리는 청보리밭, 향긋한 녹차밭 한가운데 서게 된다.
깨끗한 자연 속에 파묻힐 수 있는 보성군과 고창군은 유서 깊은 전통도 자랑할 만하다.
자연과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보성과 고창으로 여러분을 안내한다.
보성 차밭에서 찻잎을 따고 있는 가족의 모습. 찻잎은 새순이 돋아나는 여린 잎 한두 마디를 딴다. 보성군 제공
한국에서 가장 많은 차를 재배하는 보성다원(寶城茶園) 전경. 보성군 제공
‘보성 다향제’에 참석한 아이들이 다도를 선보이고 있다. 곱게 한복을 차려입으니 차를 따르는 손에 정성이 들어간다. 보성군 제공
향긋한 내음 ‘보성 녹차대축제’
한국 최남단에 있는 전라남도 보성군은 산과 바다, 호수가 어우러져 ‘3경 3향’의 고장이라 불린다.
명산, 청정해역, 주암호의 풍광이 모여 3 景이고, 충신과 선각자가 많아 의향(義鄕), 비조 박유전 선생 등 보성소리와 채동선 선생의 민족음악이 유명해
예향(藝鄕), 녹차의 본고장이라 다향(茶鄕), 이리하여 곧 3 鄕이다.
녹차대축제가 열리는 5월이 가장 아름답다는 보성 차밭에는 매년 관광객 600만 명이 찾는다.
보성군 내에는 크고 작은 차밭 200여 곳이 있으며, 전체 면적은 1063ha에 달하는 등 그야말로 보성은 녹차의 고장.
38회를 맞은 보성다향제 ‘녹차대축제’는 오는 5월 16~20일 보성차밭 일원인 한국차 소리문화공원에서 펼쳐진다.
‘녹차대축제’는 매년 첫차(茶)를 수확하는 시기에 맞춰 열리고 있다.
올해는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 보성녹차’를 주제로 차 만들기와 찻잎 따기, 햇차 무료시음, 다례시연, 찻사발 만들기,
차밭 1박 2일 체험 등 다양한 차 문화 행사와 전시판매, 공연행사 등이 다채롭게 펼쳐질 예정이다.
특히 5월 18일에는 차 생산자와 소비자, 전국 차인 등이 함께 ‘교감과 소통’이라는 주제로 ‘보성티아트페스티벌’을 새롭게 열게 됐다.
첫 선을 보이는 ‘보성티아트페스티벌’은 전국 차인들이 솜씨를 뽐내는 ‘행다 대회’와 전국 차농가들이 만든 차를 관광객, 전문심사위원들에게 평가를 받는
‘투다대회’, 차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차인 소개 및 소장품을 전시하는 ‘근·현대 30인전(展)’을 선보인다.
또한, 19일에 열리는 ‘무아차회’는 직위, 나이, 성별에 상관없이 추첨을 통해
정해진 자리에서 간소하게 차를 우리고 옆에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차를 대접하는 행사다.
부대행사로는 녹차 사진촬영대회, 녹차 골프대회, 전국노래자랑 등이 열린다. 그 외 세계 다문화 음식, 녹차음식 시식회 등 먹거리도 풍성하다.
보성군은 주변 관광지도 둘러볼 곳이 많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천봉산 자락의 벚꽃길, 백제 무령왕 3년에 지어진 천년고찰 대원사, 서재필 박사의 유적지와 조각공원,
유서 깊은 율포 솔밭해변과 봄 철쭉으로 붉은 바다를 연출하는 일림산과 초암산 등이 주목받고 있다.
초록 물결이 넘실대는 고창 청보리밭. 바람에 따라 사각거리는 소리가 일품인 이곳에서 한 어린이가 유채꽃 향기를 맡고 있다. 고창군 제공
보리가 무성하게 자라기 전인 4월의 보리밭 모습. 4월 말경부터 5월에 이르면 이 사잇길 위로 보리가 빼곡히 자라 푸른 파도를 이룬다. 고창군 제공
‘고창 청보리밭 축제’에 참가한 어린이가 대장간 체험을 해보고 있다. 고창군 제공
푸른 물결 넘실 ‘고창 청보리밭축제’
전북 서남부에 있는 고창은 판소리와 농악이 잘 발달해있고, 선운산과 고창읍성, 방장산 등이 관광명소로 알려졌으며
풍천장어의 맛이 유명한 곳이다.
‘봄이면 동백꽃 화사한 선운사, 시대를 이끈 대인물들 배출한 고창, 선운사 골짜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 했고 막걸리 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었습니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었읍니다’라고 노래한 미당 서정주 시인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 외 절개가 곧았던 김천일 장군, 판소리를 집대성한 신재효, 동·서편제를 두루 섭렵한 소리꾼 김소희도 고창 사람이다.
11월 말경 자라기 시작하는 보리는 겨우내 추위를 이겨내고 4월 초에 이삭이 나온다. 4월 중순을 지나 4월 말부터 5월 초순이 푸른빛의 절정을 이루는 시기다. 고창은 이때에 맞춰 ‘청보리축제’를 연다. 봄에 나는 보리는 전남 영광과 해남, 전북 고창, 김제, 군산 등지에서 많이 재배되는데 그 중 고창 보리는 논보리보다 알곡이 굵고 맛있다. 또한, 30만 평 규모의 고창 보리밭은 완만한 구릉 밭이 많아 청보리밭이 되면 그 광경이 더 아름답다.
올해로 9회를 맞는 고창 청보리밭 축제는 전북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에 마련된 100ha의 보리밭 일대에서 지난 4월 21일부터 열려 5월 13일까지 계속된다.
주요 행사는 관광객의 신청곡과 사연을 방송해주는 ‘청보리 방송국’, 보리밭 사잇길을 걷는 관광객들이 중간마다 잠시 쉬면서 어울릴 수 있는 ‘작은 음악회’, 양 먹이 주기·양털 깎기·양젖 짜기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양떼목장’, 옛날 보리밭의 향수와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추억의 옛 물건’과 ‘서예ㆍ한지 공예품’ 전시 등이 있으며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TV 동물농장 ‘개과천선’의 ‘이웅종 소장과 연예견 마루’가 함께하는 ‘강아지 묘기 쇼’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밖에도 보리밥, 보리 개떡 등 보리 음식과 ‘널뛰기, 팽이치기, 투호 던지기’와 같은 전통놀이 체험 등을 준비했다.
고창 청보리밭을 둘러본 뒤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고인돌유적지와 호남의 해금강이라 불리는 선운산과 선운사, 조선 시대에 축성된 자연석 성곽인 고창읍성, 수많은 명창을 배출한 고창의 판소리를 알아보는 판소리박물관, 무초회향관이 있는 군립미술관 등이 가볼 만하다.
'여행 테마 ~!!' 카테고리의 다른 글
CNN에서 선정한 한국 방문시 꼭 가봐야할 장소 50 곳 (0) | 2012.05.01 |
---|---|
KBS 1박 2일팀도 다녀간 지리산 숲길(둘레길) 속으로... (0) | 2012.04.29 |
국내 걷기 좋은 길 5선 (0) | 2012.04.27 |
서울에 있는 보석같은 명소들 (0) | 2012.04.26 |
작은 행복이 모이는 고암동 다람쥐숲 (0) | 2012.0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