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늦봄쯤 돼야 맛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겨울 딸기가 흔하다.
철 이른 딸기 덕에 이제 한겨울에도
따뜻한 비닐하우스에서 딸기를 따는 체험이 가능하다.
딸기도 맛보고 인절미에 딸기잼도 발라 먹는
흥미로운 체험이 딸기의 고장 논산에서 진행된다.
봄 딸기에 뒤지지 않는 단맛
한겨울 눈이 펄펄 내릴 때 떠나는 딸기체험 여행은 다소 생소하다.
사실 겨울 여행을 나서기 전 살짝 고민이 앞선다.
이맘때쯤이면 강원도의 눈 축제장을 찾거나 꽁꽁 언
얼음판에서 산천어나 빙어를 낚는 체험이 어울릴 수 있다.
서둘러 봄기운을 느끼고 싶다면 남도의
동백꽃을 보러 가는 데 마음이 동할 수도 있다.
그래도 겨울 딸기를 직접 따볼 수 있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절로 웃음꽃이 피어난다.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는 아이들에게는 바람 씽씽 부는
설원 나들이보다는 비닐하우스 안의 따뜻한 딸기
따기 체험이 이색적이고도 매력 넘친다.
겨울 딸기가 분명 귀한 것은 맞다.
하지만 봄 딸기에 비해 맛이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은 접어두는 게 좋다.
1~2월에 출하되는 겨울 딸기는 저온에서 숙성되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단단하고 당분 함량도 그만큼 높다.
영양도 듬뿍이다.
딸기는 성인병과 노화 예방에 도움을 주는 항산화물질이 풍부해
비타민C는 감귤보다 40~50%, 플라보노이드는 사과보다 4배 넘게 많다고 한다.
겨울에 떠나는 딸기체험 여행은 맛과 영양 그리고 즐거움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1석3조의 기회다.
[왼쪽부터]딸기 따기 체험 현장 / 비닐 하우스 안 딸기따기 체험
즉석에서 따서 먹는 무공해 딸기
요즘 겨울 딸기 농사는 전국 곳곳에서 가능하다.
강원도 강릉, 전라도 곡성 등도 겨울 딸기 산지이지만
대표적인 딸기 출하지는 경기도 양평과 충남 논산 일대다.
딸기로 명성 높은 논산에 들어서면 여기저기 딸기 이정표들이 눈에 띈다.
도로 옆 커다란 간판에도 코끼리만한 딸기가 그려져 있고,
딸기 농장을 가리키는 표지판도 이곳저곳 붙어 있다.
본격적인 딸기체험을 할 논산시 광석면,
은진면의 밭에 웅크리고 있는 비닐하우스들은
대부분 딸기 농사를 짓는 곳들이다.
아담한 비닐하우스에 들어서면 코끝에 향긋한 딸기 냄새가 진동한다.
“여기 딸기는 완전 무공해예유.
진딧물 같은 병충해를 천적인 곤충을 이용해 잡는다니께유.
씻을 필요 없으니 마음껏 따서 드세유.”
비닐하우스 주인 할아버지는 “즉석에서 먹을 만한
오동통한 놈들이 꽤 있을 것”이라며 딸기 자랑을 늘어놓는다.
가족들을 위해 비닐하우스 한 곳을 통째로 내어주시는데
붉고 탐스러운 딸기가 지천으로 널렸다.
아이들이 모처럼 경험하는 수확체험에
깡충거리며 신이 났는데 어떤 꼬마들은 말이 없다.
무표정한 얼굴로 입을 오물거리며 쉴 새 없이 딸기를 따 먹느라 손이 바쁘다.
[왼쪽부터]아이들의 딸기 따기 체험 / 빨갛게 익은 수확한 딸기
탱글탱글 윤기가 돌아야 '잘 익은 놈'
“아빠! 이 하얀 꽃이 딸기꽃이에요?
곤충으로 어떻게 딸기를 보호해줘요?”
딸기로 배를 한껏 채운 꼬마들은 빨갛게 물든
손을 휘저으며 질문 공세를 펼친다.
엄마에게 딸기도 한 입 넣어주고,
딸기꽃을 손에 들고 포즈도 취하며
모처럼 호기심 가득하고 행복한 표정들이다.
논산에서 딸기 농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는 올해로 40년쯤 된다.
이곳 겨울 딸기의 주종은 ‘설향’ 등 국산 품종이다.
국산 품종은 열매 맺는 시기가 빨라 1~2월 겨울철 수확이 가능하다.
겨울 딸기는 적정 온도가 영상 5도가 돼야 성장할 수 있는데,
재배 농가들은 품질을 높이기 위해 비닐하우스 안의
온도가 2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 애쓰고 있다.
논산 딸기는 밭에서 그냥 키우는 게 아니라
자체 생산한 발효퇴비와 천적을 이용한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하여 여느 딸기와는 품질이 다르다.
맛있는 딸기를 따려면 씨알이 작은 것부터 고르는 것도 요령이다.
탱글탱글 윤기가 돌고, 노란 씨알이 박혀 있으며,
초록색 꼭지가 뒤로 젖혀져야 잘 익은 것이다.
[왼쪽부터]밭에 주롱주렁 매달린 딸기들 / 딸기꽃과 딸기
딸기잼을 넣어 만든 달콤한 인절미
딸기체험 때는 수정된 꽃술이 딸기로 자라는 과정, 딸기 솎아내기,
딸기 수확 방법 등을 몸소 체험하며 배울 수 있다.
체험에 참가한 후 수확한 딸기 중 일부는
체험비를 지불한 후 집에 가져갈 수도 있다.
배가 오동통할 정도로 딸기를 먹고 나면
밖에는 딸기인절미와 딸기잼이 준비돼 있다.
딸기 농가에서 마련한 덤이다.
딸기인절미는 대부분의 가족들이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다.
인절미에 딸기잼을 그득 부어 만들었다고.
아이들은 “떡 안이 빨갛다”며 신기해하고
엄마도 “딸기 씨가 씹힌다”며 즐거워한다.
독특한 맛에 인절미 한 접시가 순식간에 동난다.
딸기체험을 마무리한 뒤에는 딸기고추장에 밥을 비벼 먹을 수도 있다.
논산의 일부 딸기 체험장은 지역 특산물인
딸기고추장이 들어가는 비빔밥을 점심으로 내놓는다.
군침 가득 돌게 하는 비빔밥도 달콤한 딸기 향이 가득하다.
이밖에도 딸기 농원에서는 비누공예체험,
딸기 화분 만들기 체험 등 농장의 특성에 맞게
별도의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딸기잼과 인절미 / 딸기체험에 곁들여지는 인절미
딸기체험
딸기체험 비용은 1인당 1만~1만 5,000원 선이다.
농장에 따라 미취학 아동일 경우 체험비를 할인해주기도 한다.
현장에서 딸기나 딸기잼, 딸기고추장 등을 구입할 수도 있다.
딸기는 2kg에 1만 4,000~2만 4,000원 선이고,
딸기잼과 딸기고추장은 각각 1만 9,000원 선.
딸기고추장 비빔밥은 별도의 비용을 내야 한다.
논산 딸기체험은 노성면, 광석면, 은진면 등의 농장에서 가능하다.
논산시 딸기 공동 브랜드인 '예스민 딸기 클러스터 사업단'(www.yesmin.org)
홈페이지에서 딸기체험마을과 연락처를 확인할 수 있다.
노성면의 딸기삼촌(www.samchon.kr),
광석면의 딸기아줌마www.azoom.co.kr) 등에서도
겨울 딸기체험을 진행 중이다.
경기도 일대에는 양평, 여주에 체험농장이 있다.
인근 둘러볼 곳
아이들과 함께라면 딸기체험과 함께
백제군사박물관을 둘러보면 좋다.
http://museum.nonsan.go.kr
백제군사박물관은 영화 <황산벌>에도 나왔던
계백장군의 묘소 옆에 자리했다.
박물관 안에서는 철갑 씌운 말을 타보고
장군처럼 갑옷도 입어보는 체험이 가능하다.
야외에는 굴렁쇠를 굴리고 팽이를 돌릴 수 있는
민속놀이 체험장이 마련돼 있다.
백제군사박물관은 탑정호 인근에 자리해
호수에서 강태공들이 겨울낚시하는 모습을 구경할 수도 있다.
[왼쪽부터]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전시실 /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중앙홀
* 가는길
경부고속도로와 천안논산고속도로를 경유해 탄천IC, 서논산IC로 빠져나간다.
시내 방향으로 가다 보면 딸기체험농장 간판들이 다수 있다.
백제군사박물관은 탑정호 북쪽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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