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박소현의 동네 산책, 정겨운 계동 공작길
쎄씨]
도란도란, 동네 산책
숨 가쁘게 변하는 서울, 날카로운 시간을 비켜가는 동네는 없다. 하지만 본래의 정취를 버리지 않고, 젊은 감성과 어깨를 기대며 사는 곳들은 있다. 서울의 9월, 네 곳의 동네를 걸으며 만난 따스한 풍경과 네 명의 에디터 취향으로 골라낸 핫 스폿들.
1 흑백인상 사진관
1920년대 뜨거웠던 양은 냄비 공장 터는 현재 계동의 고즈넉한 풍경 안에서 하얀색 빈칸 자체로 존재한다. 디지털에 밀려 은염 필름으로 찍는 사진관은 사라진 시점, 조선 시대 첫 사진관이 문을 연 북촌에 자리 잡은 그 의미만으로도 존재 가치가 충분하다.
9컷의 밀착과 사진 한 장을 인화해주는 기본 패키지는 8만원, 필름 카메라를 본격적으로 배워보는 강의는 주 1회 3시간 두 달 과정 50만원. 사진관 한쪽에 마련된 암실 공간은 수강생에게 언제 열려 있는 특권이라더라.주소종로구 계동길 84-3영업 시간오전 10시~오후 8시 (월요일 휴무)문의www.mulnamoo.com
2 펠트 스토리 스튜디오, 미튼
애니메이터 출신 작가가 운영하는 펠트 스튜디오 미튼은 누구나 꿈꾸는 소녀 취향 작업실이다. 빨간 머리 앤의 초록 지붕 다락방처럼 안락하고, 포근하다. 한쪽 벽은 동화책 주인공들이 맞이하고, 컬러풀한 펠트와 부자재들이 서랍장에 차곡차곡 정돈되어 있다.
펠트 인형은 천연 울 소재와 실, 특수 바늘 기법과 펠팅으로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완성한다. 대대손손 물려줘야 한다는 소리다. 본격적인 기초 강좌 원데이 클래스는 재료비 별도에 5만~7만원으로 책정, 9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다.주소종로구 계동 89-1영업 시간오전 11시~오후 7시(월요일 휴무)문의blog.naver.com/mj_minio
3 핸드메이드 공작소, 모티프 랩
계동의 랜드마크인 참기름집과 떡집 사이, 호기심을 끄는 파란 벽 작업실. 모티프 랩은 편집 디자이너 장성희의 작업실이자 배움을 나눠주는 공방, 그녀의 해피 바이러스까지 전염시켜주는 사랑방이다. 스태셔너리와 캔들, 패키지, 라벨처럼 핸드메이드 소품이 주 종목인데, 토요일마다 여는 클래스 일정은 사이트에 공지한다.
6인 안팎의 소규모라서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 수강료는 클래스마다 다르지만 대략 1만~7만원대. 가을에는 아기자기한 핸드메이드 벼룩시장을 열 계획도 있음을 귀띔해주겠다.주소종로구 계동 52-1영업 시간오전 11시~오후 5시(월요일 휴무)문의www.motiflab.co.kr
정겨운 계동 공작길
안국역 3번 출구를 나와 북촌문화센터를 지나면 계동이 시작된다. 그 옛날 하천을 따라 생겼기 때문에 동네가 길고 곧다. 양반님들 살던 가회동·안국동 재동·삼청동을 아우르는 북촌에서도 계동은 폭이 좁은 골목으로 연결된다.
지붕과 처마를 잇대고 벽과 벽을 넘어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풍경이 따스하다. 겹쳐진 시간의 흔적은 누군가에게 영감으로 작용해 최근 계동은 아티스트들의 집결지가 되었다. 그들은 "하루하루가 온전히 나를 위해 존재하는 만족감"을 주는 동네를 예찬한다. 느리게 걷기, 느긋하게 숨쉬기, 동네 한 바퀴 산책하며 양껏 만족하기. 그 어느 동네보다 시간이 더디게 흘러가는정겨운 길, 타박타박 걷는 계동 골목의 매력이다. by 에디터 박소현
4 금속 공방, 만듦새
우리는 '세상에 오직 단 하나뿐'을 사랑한다. 여기에 내가 만들었다면 콤보로 좋겠지. 만듦새에서는 나만의 주얼리를 만들 수 있다. 귀고리, 반지 등 쉽고 재미있게 수업하는 취미반의 수강료는 2시간씩 4회 18만원. 자신의 숨은 재능을 찾았다면 전문가반으로 올라갈 수 있다.
남자친구와 함께 커플 링을 만드는 특별한 데이트도 추천한다.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재료비 포함 1인당 15만원에 4시간 소요된다. 디자이너 선생님이 옆에서 세심하게 지도해주므로, 재주 없는 비루한 손가락일지언정 걱정 뚝.주소종로구 계동 19-2영업 시간오전 11시~오후 11시 (월요일 휴무)문의02-747-2460
5 루나 터치, 달의 그림
달의 그림은 100% 핸드메이드 타이 & 스카프를 선보인다. 순수미술 작가인 주인이 핸드메이드 타이와 스카프로 눈을 돌린 계기는 단순했다. 각각 다른 텍스처와 패턴의 원단 컬러가 그녀에겐 새로운 물감이었던 셈이니까. 마지막에 그리는 용의 눈처럼 스타일의 화룡점정에 대한 매력이기도 했다.
이곳을 찾는 단골들은 자꾸만 손이 가는 타이라며 칭찬한다. 시시각각 뒤바뀌는 트렌드보다 깊은 곳에서 우러 나오는 클래식함, 에이미 와인 하우스보다 멋진 아이라인을 소유한 주인 또한 달의 그림의 마력이다.주소종로구 계동 5-2영업 시간정오~오후 8시(휴무일 없음)문의02-3674-1515
6 1930년대 잡화점, 플레이스 모리
원서동과 계동 중앙고등학교 정문으로 넘어가는 오르막길에 빈티지 잡화점인 플레이스 모리가 있다. 푸드 스타일리스트 김정아 실장이 이제껏 촬영
소품으로 컬렉팅한 아이들을 더 이상 보관할 자리가 없어 방출하는 곳인 만큼, 독특한 레어 아이템이 많다.
1930~1960년대 미국에서 물 건너온 쿡 웨어와 그릇, 커트러리, 주얼리, 비비드한 컬러로 리폼한 중국 가구, 핸드메이드 인형까지. 여기에 지갑이 기뻐하는 착한 가격과 인형의 집처럼 아기자기한 분위기까지 고려한다면 별 다섯 개로는 부족하다.주소종로구 원서동 4-16영업 시간오전 11시~오후 7시 (일요일 휴무)문의070-8226-4796
에디터 박소현의 동네 산책, 정겨운 계동 공작길
기획_김소은, 김나랑, 박소현, 황보선 사진_고영관, 이민정, 신상우
쎄씨 2012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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