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을 타고 묵화를 치며 시를 쓰는 중국의 한 선비가 연꽃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자기 집 뜰을 수십명의 인부를 고용해 연못을 파고 연꽃 밭을 만들었습니다.. 어느 날 낮잠을 즐기는데 꿈속에 이상한 것을 보았습니다..연못 한가운데 있는 흰 연꽃 속에서 소년이 머리를 내밀어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누군가를 부르는 손짓을 하고 있었습니다..숨을 죽인 선비는 흰 연꽃이 손짓하는 곳을 보았을 때 분홍연꽃에서 예쁜 소녀가 머리를 내밀었습니다.
선비는 집 뜰에 핀 연꽃을 보는 즐거움 보다 꿈에 보는 연꽃에 빠져들어 가야금을 타고 소년과 소녀는 춤을 추며 꽃 사이사이로 정답게 다녔습니다..선비가 가야금을 멈추면 그들은 오랜 친구가 헤어지 듯 서운해 하면서 연꽃 속을 비집고 들어가 수줍은 듯 숨어버리곤 했습니다..흰 연꽃과 붉은 연꽃이 사이를 좁혀 가는 걸 본 선비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흰 연꽃 잎을 한 잎 따버렸습니다
그 다음날 꿈에 소년은 팔소매가 없는 옷을 입고 풀죽은 모습으로 소녀를 보기 민망해하며 생기를 잃고 하루에 꽃잎 하나씩을 떨구더니 병들어 물위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선비는 자기가 한 짓을 후회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소녀 혼자 추는 춤이 눈물겨워 죽은 소년을 위해 슬픈 곡을 타주며 소녀를 위로하다 자신을 달랬지만 상처로 얻은 병색이 깊어지며 선비도 생을 마감했다는 전설입니다..꽃의 전설은 하나같이 슬픔을 담고 피어난 꽃의 정령인지.. 꽃을 유난히 좋아하는 난 전생에 어떤 슬픔담은 꽃이 였을까 생각해봅니다..능소화가 피고 연꽃이피면 이루지 못하고 져버린 슬픈 사랑의 연가가 들려오는 듯 합니다
첫번째 이야기
연꽃을 몹시 좋아하는 한 선비가 중국 땅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 선비는 얼마나 연꽃을 좋아했던지 자기 집 뜰을 연꽃 밭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수십 명의 일꾼을 써서 연못을 파고,연꽃을 심었습니다.
선비는 연꽃 피기만을 기다렸고,연꽃이 피면 연꽃 피는 소리에 잠이 깨어,연꽃이 잠들 때 잠을 자는 선비였습니다. 이 선비가 하는 일은 이 밖에 연꽃을 보며 시를 짓는 것과,가야금을 타고,묵화를 그리는 것이 하루의 일이었습니다. 어느 날,선비는 낮잠이 들었습니다.그리고는 꿈을 꾼 것입니다. 그 꿈에서 이상한 것을 보았습니다.
연못 한가운데 있는 제일 큰 흰 연꽃 속에서 거짓말처럼 아름다운 소년이 머리를 조용히 내밀어 사방을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연꽃 속에서 사사사 사람이 나오다니!” 꿈속에서 선비는 깜짝 놀랐습니다. 선비는 숨을 죽였습니다.
“저녀석이 누굴 부르잖아.” 아닌게 아니라 연꽃 속에서 얼굴을 내민 소년은 저만치 떨어져 피어 있는 연꽃을 보고 손짓을 하였습니다. “저것이 무슨 신호지?" 궁금해서 유심히 보고 있자니, 저 건너편 연꽃 사이에서 그중 붉은 연꽃이 다시 신호를 하였습니다. 그러고는,붉은 연꽃 속에서 예쁜 소녀가 머리를 내밀었습니다.“이상도 해라······· 꼭 사람의 장난 같은데, 저것이 무슨 곡절인고?” 선비는 그만 꿈을 깼습니다.
연꽃 속에서 사람이,그것도 예쁜 소년 소녀가 나왔다가 숨어 버리다니,참으로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선비에게는 연꽃만 바라보는 즐거움보다 오히려 꿈속에서 연꽃을 보는 즐거움이 더 컸습니다. “내일도 또 그럴텐가? 고것들이 또 무슨 일을 저지를 것 같은데······허허······." 그 이튿날도 낮잠을 자고, 또 연꽃 꿈을 꾸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붉은 연꽃 속에서 소녀가 수줍은 듯 고개를 드는 것이 아닙니까.
“허허······참말 묘한 노릇이고······." 살금살금 사방을 둘러보더니,한가운데에 있는 흰 꽃을 보고 손짓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다시 손짓을 하는 소년. 그들은 누가 볼세라 수줍은 듯이 연꽃 속으로 숨어 버렸습니다. “허참 신기하다.저것들이 무엇을 알아서 저런다지?” 선비는 잠이 깨었습니다. 연꽃밭을 둘러보니 연꽃은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한낮의 고요만 흘렀습니다.또 변해야 할 이유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선비의 꿈속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입니다. 다음날도 선비는 또 꿈을 꾸었습니다. 꿈속에서 선비는 가야금을 타고 있었습니다. 가야금 소리에 깨어난 듯이 흰 연꽃과 붉은 연꽃 속에서 똑같이 소년 소녀가 나타났습니다. 수줍은 듯하면서도 그들은 오랜 친구라도 되는 양 정답게 웃었습니다. 두 소년 소녀는 다시 연꽃 속에서 비집고 나와 연못 위에 섰습니다. 그러고는 선비가 타는 가야금 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나 뜻밖의 일이라,선비는 정신나간 사람처럼 외마디 소리만 질렀습니다. “야,잘 춘다.잘 춰!’ 그 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선비도 신이 나서 가야금을 탔습니다. 물매미보다도 더 가볍게 떠돌아다니는 연꽃 속의 소년 소녀는 엷은 파문을 그리며 꽃 사이 사이로 숨바꼭질하듯 정답게 다녔습니다. 소년 소녀의 춤은 그치지 않았습니다.
선비는 팔이 아파 잠시 쉬려고 가야금을 내려놓자,소년과 소녀는 춤을 멈추고 서로서로 자기의 꽃 속으로 돌아갔습니다. “안녕!” “안녕!” 오래 된 친구가 헤어지듯 그들은 서운해 하였습니다. 선비는 꿈을 깨어 흰 연꽃과 붉은 연꽃을 찾아보았습니다. 틀림없이 연못 속에는 흰 연꽃과 붉은 연꽃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꿈이 사실이란 말인가?” 선비는 날마다 꿈을 꾸었습니다.
꿈을 꿀 때마다 선비는 가야금을 탔고 소년 소녀는 연꽃 속에서 나와 춤을 추었습니다. 그러다가 가야금 소리가 그치면 다시 헤어져 꽃 속으로 들어가곤 했습니다. 며칠이 지난 뒤,선비는 연못 속의 연꽃을 보았습니다. 이상하게도 흰 연꽃과 붉은 연꽃의 거리는 하루하루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허허,이대로 가다간 안 되겠군.두 꽃의 간격이 완전히 없어질 것 같은데···" 선비는 그렇게 되면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이 두려워,그만 흰 연꽃 잎을 한 잎 따서 버렸습니다. 조심하라는 뜻에서 꽃잎을 하나 뜯은 것입니다. 그 다음날 꿈에,소년은 팔소매가 없는 옷을 입고 나타났습니다. “어?웬일이야,팔소매가 없으니·····" 선비는 어제 꽃잎 하나를 떼어 버린 것을 깜박 잊었습니다.
소년은 어제보다 풀이 죽어 있었습니다.소녀를 보기가 민망한 눈치였습니다. 자기의 떨어진 옷이 마음에 걸린 모양입니다. 꽃잎 하나가 떨어진 연꽃은 생기를 잃었습니다. 생기를 잃으니 하루에 꽃잎 하나씩 날마다 떨어졌습니다.
꽃잎이 떨어질 때마다 꿈속의 소년의 아름다운 옷이 하나씩 떨어져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 뒤부터 소년은 점점 병들어 물 위에 나타나지 않았고,연꽃도 시들고 말았습니다. 선비는 자기가 한 짓을 후회했으나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소녀는 그 후부터 혼자 춤을 추는데,차마 그 모양이 외로워 눈물 없이는 볼 수 없었습니다. 선비는 죽은 소년을 위해 슬픈 곡조를 타 주었습니다. 마침내 선비도 가야금 타는 데 정신이 팔려 그만 병들어 죽고 말았습니다.
두번째 이야기
연꽃은 더러운 연못의 진흙 속에서도 아주 잘 자라 맑고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아무리 더러운 물에서도 더럽혀지지 않고 싱싱하게 자라는 커다란 잎, 물의 깊이에 따라 적응하는 줄기, 수명이 길고 단단해서 좀체 썩지 않는 연씨, 이래서 불교에서는 소중히 여기는 꽃이다. 그래서인지 연꽃에 얽힌 전설은 주로 불교와 관련이 있다. 옛날 어느 부잣집 딸이 머리를 깎고 스님이 되었다. 비구니가 된 소녀는 열심히 불도를 닦아서 아미타불을 친견하지 않고는 절을 나서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소녀는 암자에 틀어박혀 밖에 나오지 않고 열심히 수련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디선가 한 비구니가 찾아왔다.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비구니는 보통 스님이 아닌 듯했다. "나는 그대에게 정통에 계신 아미타불을 보여 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할 일이 있느니라.연줄기 백 다발을 준비하거라."
열심히 수련을 하던 소녀는 속세에 있는 아버지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청했다. 아버 지는 즉시 전국에 있는 연줄기를 모아 백 다발을 만들어 보냈다. 소녀는 그것을 비구니에게 바쳤다. 비구니는 연줄기를 하나하나 꺾더니 그 속에서 실을 뽑아냈다. 그 다음에는 샘을 봤 다. 맑은 물이 나오자 연줄기에서 뽑아낸 실을 씻었다. "오색 빛깔이 나는 비단실로 변했네!" 며칠 뒤에 또 다른 비구니가 찾아왔다. 그녀는 비단실을 보더니 베틀을 차리고 베를 짰다. 그 비구니가 짜는 베에는 극락 세계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었다.
극락 세계를 본 소녀는 몹시 기뻐하면서 고마움을 표시하려고 돌아봤다. 그랬더니 베를 짜 던 비구니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그 때 첫번째 비구니가 다시 나타났다. 소녀는 고개 를 숙였다. "그대의 정성에 감동하여 내가 왔노라. 그래도 앞으로 더욱 정진하여 깊이 깨우치도록 하라."
"고맙습니다. 스님, 하온데 스님은 누구시며 지난 번의 스님은 또 누구십니까?" 비구니는 빙그레 웃으면서 유유히 사라졌다. 사람들은 그 비구니가 바로 아미타불이고, 베를 짜던 비구니는 관음보살이라고 했다. 소녀는 지극한 정성으로 소원을 이룬 것이다.
★ 유래 불교를 상징하는 꽃, 하면 누구나 연꽃을 연상하게 될 것이다. 연못에 핀 연꽃의 청초한 모습을 보면 세상에 이처럼 깨끗한 것도 있었구나 하고 감탄하게 된다. 정말 연꽃만큼 순수하고 티없이 맑은 빛깔의 꽃도 흔치 않을 것이다. 진흙탕에 핀 연꽃이지만 주위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아서 예로부터 '성자(聖者)의 꽃'이라 불리어 왔다.
연꽃은 웅덩이에서 자란다. 물이 있으면 우선 시원하다. 인도라는 열대성 기후대에 속한 땅에 사는 사람들은 물이 있는 인더스강을 신성한 곳으로 여긴다. 불교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삶의 터전, 즉 열반에 드는 것을 '물이 불을 끄는 일' 에 비교한다. 뜨거운 불기둥 같은 땅에서 더위와 고통에 시달리다가 시원한 연못이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을 최고의 안락으로 생각했다.
그러한 물 속에 고귀한 연꽃으로 다시 피어날 수만 있다면 얼마나 근사한 바램이겠는가? 그래서 연꽃을 부활의 상징으로 보았고 재생의 기운을 타고난 꽃으로 보았다. 《무량수경(無量壽經)》에 의하면 '극락세계의 보련화(寶蓮華)에는 백천억 개의 잎이 있고, 그 잎에서는 수많은 광명이 비치며, 하나하나의 빛에서 부처가 나타난다'고 적고 있다. 또 《대아미타경(大阿彌陀經)》에는 '목숨이 다한 뒤에 극락세계로 가거나 칠보로 장식된 연화 세계에 다시 태어난다' 고 했다.
불교 경전에서는 연꽃이 피는 세계를 낙원으로 본 것이다. 《화엄경(華嚴經)》에는 향수가 가득한 바다에 거대한 연꽃이 떠 있고, 그 연꽃 속에 비로자나여래가 사는 화장장엄세계해(華藏莊嚴世界海)가 있다고 한다. 우리 나라와 일본에도 오래된 늪지나 연못에 연꽃이 널리 분포하고 있지만 언제부터 자라게 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5세기 경 일본의 웅략왕(雄略王) 때 중국의 연꽃이 조선반도를 거쳐 일본에 전해졌다는 기록으로 보아 적어도 그 이전에 한반도에서는 연꽃을 널리 재 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구려의 고분벽화에서 볼 수 있듯이 불교와 함께 이 땅에 들어온 연꽃은 처음에는 불교를 상징하는 신성한 꽃이었으나 약용 또는 식용으로 쓰이면서 민간으로 퍼져나갔을 것으로 보인다. 이수광(李杀光)의《지봉유설(芝峰類說)》에는 봉래(蓬萊) 양사언(楊士彦)이 안변 부사로 있을 때 심은 연꽃이 활짝 피었다고 적고 있다. 또 강릉의 함담지(稑嬓池)에 심어진 연꽃은 해를 걸러 꽃을 피우는 괴상한 연꽃이라며, 연씨는 백 년을 지나도록 상하지 않고 연근은 땅에 버려 두어도 죽지 않는다고 했다.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에 따르면 조선시대 때는 전라도 김제와 만경에서 연(蓮), 마름(菱), 순채(蓴)가 많이 난다고 했다. 또 경산과 황해도 연백에서 나는 연실(蓮實)을 토산품으로 치고 있다. 어디 이곳뿐이겠는가. 연못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연꽃을 심어 연근을 식 용, 약용, 관상용으로 즐겼을 것이다.
유래가 가장 확실한 연꽃은 시흥 강씨 고택의 연못에서 자라는 옥순(玉脣)이라는 품종이다. 백련으로 꽃잎 가장자리에 붉은 줄이 둘러져 있는 지극히 아름다운 꽃이다. 이 연꽃은 조선 세종 때의 명신 사숙재(私淑齋) 강희맹(姜希孟) 선생이 진헌부사(進獻副使)로 명나라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갖고 와 심은 것이라고 한다. 현재 간송미술관, 독립기념관, 아산 인취 사(仁翠寺) 등지에 분양되었는데 해마다 고운 꽃을 피운다.
옥순을 심은 강희맹 선생은 《양화소록(養花小錄)》을 쓴 인재(仁齋) 강희안(姜希顔) 선생의 아우로 시·서·화 삼절로 당대의 이름을 더 높인 분이시다. 사숙재 선생은 《금양잡록(衿陽雜錄)》이라는 농업서적을 남겼을 정도로 식물학 지식이 뛰어난 분이시다. 당시의 지식인들은 중국에 갈 때마다 조선에 없는 백송이나, 회화나무, 석류, 좋은 품종의 매화, 모란 등을 갖고 왔다. 사숙재 선생이 얼마나 많은 식물종을 조선으로 갖고 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옥순이 지금까지 살아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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