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은 주릉 종주, 하산은 배 타는 선착장 방면으로
 지리망산을 오르는 길은 여러 갈래다.
그러나 산행객들은 돈지마을에서 지리망산을 올라 불모산과 옥녀봉을 잇는 주릉 종주를 공식처럼 따른다.
옥녀봉을 지나서 하산은 두 갈래다.
통영항과 가오치선착장에서 철부선을 타고 온 이들은 금평항으로, 삼천포나 고성에서 유람선을 타고 온 이들은 대항으로 간다.
사량도선착장에서 돈지마을까지는 배 도착시간에 맞춰 시내버스가 운행된다.
돈지마을에서 지리망산까지는 1.5km. 초입은 특별나지 않다.
하지만 옥암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능선에 서면 삼면에 바다가 펼쳐진 암릉이 나온다.
지리망산까지는 특별한 어려움이 없다.
지리망산을 넘어 불모산으로 가는 길은 작은 암봉을 지나지만 어려운 길은 없다.
불모산을 30분 앞두고 안부에서 갈림길이 있다.
오른쪽으로 가면 성지암을 거쳐 옥동마을로 간다. 옥녀봉을 넘는 것이 여의치 않은 이들이 선택할 수 있다.
안부 갈림길에서 불모산까지는 부드러운 능선길이다.
불모산에서 가파른 능선을 내려서면 암봉이 점점 험난해진다.
특히, 가마봉~옥녀봉이 백미다.
이 구간은 내리막길이 모두 가파른 절벽으로 밧줄과 철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산행 초보자나 고소공포증이 있는 이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위험구간마다 우회로가 있어 피해 갈 수 있게 했다.
옥녀봉을 내려서면 사량도선착장이 빤히 보인다.
바위는 온데간데없고, 등산로는 숲에 지그재그로 나 있다.
그 길을 따라내려오면 금평리 마을에 닿는다.
옥녀봉을 내려서면 몸이 노곤해진다.
버스와 배를 타고 새벽부터 먼 길을 달려온 데다 긴장감 넘치는 암봉을 타넘었기 때문.
산행객들은 돌아갈 배편을 기다리며 항구의 포장마차에 앉아 하산주로 피로를 달랜다.
해삼이나 멍게를 안주 사람아 사량도 할머니들이 직접 담근 막걸리 한 잔 걸쳐야 지리망산 산행에 온전히 마침표를 찍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