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그말
/ 어신 이재복
사랑한다기에
그 눈빛을 잊을 수 없어
보고 싶다 울먹이는 먼 마중
가을에 얹혀 보냅니다.
곁가지에 대롱거리는 미련
잠시 머무는 아픔인 것을
지나는 발걸음의 타박임에
가끔은 나도 흔들립니다.
매몰찬 뒷모습 보이기 싫음은
사랑한다기에
그리움마저 멀어질까 두려워
바람에 몸을 던진
이별의 두 얼굴이랍니다.
칼바람 폐부 깊숙이
기다림이 성애로 뿌옇게 흐려지는 동안
잠시
고드름 되어 거꾸로 보는 세상
그댈 잊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버팀이겠지요.
빙 빙 빙 환청으로 달리는 세월
한 움큼 허물어진 계절의 난간에 서면
사랑한다는 그 말
겨울 낙화로 하얗게 머릴 덮겠지만
어쩌면, 눈꽃이라는 미쁨이
날 감싸는 위로가 될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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