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정녕 바보이겠지요
하루 종일 단풍이 물들어오는
먼 산을 바라보았습니다.
단풍처럼 고운 님 오기만 기다리며
이런 내 마음 알리없겠지만
나를 향해 걸어 올 리 없지만
바라보는 일을 그치지 못하는
난 바보이겠지요.
보고 싶은 그리움에 그의 이름
내 이름 옆에 나란히 적어놓고
서로 존재의 의미에 만족하며
애틋한 맘 달래보는
난 바보이겠지요.
고운님이 남긴 흔적들을 살피며
마음을 같이해준 것으로
행복해 하는
난 정녕 바보이겠지요.
하지만
난 바보 일 수 없습니다.
내 자신이 바보임을 인식하고 있기에
글 겸향 이병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