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테마 ~!!

해맞이 1번지···전남 장흥 정남진

코알㉣r 2012. 1. 2. 21:42

해를 보러 장흥으로 간다.

이 땅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는 곳은 흔하지만 정남쪽에서 볼 수 있는 곳은 정남진(征南津) 뿐이다.

옥빛처럼 맑은 남도의 겨울바다는 해를 품은 때깔 또한 선명하다.

해돋이가 가슴을 울리는 건 새해를 맞는 감격도 있겠지만 태양과 바다가 만들어낸 찬란한 색의 향연 때문이 아닐까. 한반도 정남쪽에서 맞이하는 새해 첫 태양, 감격이 배가 된다.

내저마을은 ‘아침을 여는 마을’이다. 매서운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어둠을 가르며 바다로 나가는 어민들의 모습에선 생동감이 느껴진다.


정남진은 ‘서울의 정남쪽에 위치한 바닷가’라는 뜻.

서울 광화문을 기점으로 경도상 정남쪽에 있다.

정확히 말하면 전남 장흥군 관산읍 신동리 518-15번지가 정남진의 좌표점이다.

정남진을 품은 장흥은 예부터 ‘문림의향(文林義鄕)’의 고을로 알려졌다.

<관서별곡>을 지은 기봉 백광홍과 실학자 존재 위백규의 고향이자 한국 현대문학사에 족적을 남긴

이청준, 송기숙, 한승원 등을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장흥에서 글자랑 하지 말라’는 말이 생겼을까.

이를 두고 이청준 선생은 “장흥에는 본래 변변한 들판 하나 없이

산지와 바다로만 이뤄져 궁핍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재주라고는 글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한데 장흥의 쪽빛 바다와 옹골찬 산세, 기름진 들판을 보고 있노라면 겸손함이 넘치는 말씀이다.

소등섬 일출


장흥의 일출명소는 득량만을 따라 이어진 남포마을 소등섬과 정남진 전망대, 대덕읍 내저마을이

대표적. 한반도 정남쪽 ‘문인의 고장’에서 맞이하는 해돋이, 그만큼 감흥이 새롭다.

소등섬이 있는 용산면 남포마을은 자그마한 어촌이다.

마을 고샅길을 파고들자 바람 끝에 실린 갯내음이 코끝을 간질인다.

그 길 끝, 시야가 터진 곳에 포구가 있다.

영화 <축제>의 촬영지로 한때 유명세를 탔던 포구는 소박하기 그지없다.

주인 잃은 나룻배만 덩그러니 남아 한적하고 여유롭다.

활처럼 휜 포구 끝에서 육지와 돌길로 이어진 소등섬은 들물 때 온전한 섬이 된다.

키 작은 소나무와 잡목을 이고 바다에 오롯이 솟은 모양새가 한 폭의 그림 같다.

칼바람이 매서운 새벽녘, 어둠을 가르고 붉게 타오르는 태양은

바다 건너 소등섬을 어루만진 후 마을을 황금빛으로 감싸 안는다.

남포마을 석화구이


남포마을은 해돋이와 함께 석화(굴)구이가 유명하다.

마을 앞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석화는 장작불에 올려 모락모락 김이 날 때 칼로 까먹는다.

우윳빛을 띤 석화는 잡것이 섞여 있지 않아 담백하다.

한 바구니에 2만원. 굴을 넣은 떡국도 별미다.

석화구이집 주인장은 “늦은 밤부터 들이닥치기 시작하는 손님들은 밤새도록 석화를 구워먹는다”며

“석화를 먹다보면 어느새 소등섬이 해를 머리에 이고 있다”고 말했다.

남포마을에서 득량만 해안가를 따라 30분 정도 남쪽으로 내달리면 관산읍 삼산리(우산도)에 닿는다.

이곳에 정남진 전망대가 있다.

지난 7월부터 일반인에 개방된 전망대는 지상 10층(46m) 규모.

우산도 끝자락에 우뚝 솟은 모양새가 웅장하고 수려하다.

1층 홍보관을 둘러본 뒤 10층에 오르자 사방 거칠 것 없이 시야가 터진다.

남해바다를 수놓은 득량도, 소록도, 연홍도, 거금도, 금당도, 금일도, 생일도, 노력도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해는 전망대에서 2시 방향 거금도에서 솟는다.

하늘에서 보는 듯한 해돋이, 땅바닥에서 볼 때와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장흥군은 군내 각지에서 열렸던 해맞이 행사를 통합해 내년 1월1일부터 이곳에서 연다.

정남진 전망대 일출


장흥군 관계자는 “한반도 정남쪽에 세워진 전망대는 대륙의 기운과 해양의 웅비가 조화롭게 교차하는 곳”이라며

“내년부터는 모든 해맞이 행사를 전망대에서 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망대와 한반도 지도가 새겨진 통일광장 사이에는 안중근 의사의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안 의사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세워진 동상은 죽산 안씨 문중의 한 독지가에 의해 만들어졌다.

왼손을 치켜들고 멀리 일본을 굽어보고 있는 안 의사의 자태가 늠름하다.

정남진 전망대 야경


전망대는 야경도 멋지다.

해가 지면 전망대와 함께 정남쪽을 향한 조형물 ‘율려(律呂)-어울림의 시작’이 불을 밝혀 밤풍경의 운치를 더해준다.

내저마을은 장흥군 서남쪽 끄트머리 대덕읍에 터를 잡고 있다.

남도 매생이 산지의 원조다. 장흥군에서 가장 먼저 아침을 여는 마을이다.

매생이가 제철을 맞은 이즈음에는 새벽 4시부터 작업이 시작되기 때문.

내저마을


사실 내저마을은 일출명소는 아니다.

하지만 채 날이 밝기도 전에 매서운 추위와 거센 바닷바람을 견디며

바다로 나서는 주민들의 모습은 삶의 현장 그 자체다.

산 능선이 붉은 띠를 두르기 시작하는 동틀 무렵, 바다 위 대밭(말장)에서

묵묵히 매생이를 채취하는 어민들의 모습에선 생동감이 느껴진다.

매생이는 12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가 채취 시기.

들물 때는 배를 타고, 날물 때는 장화를 신고 들어가 발에 붙은 매생이를 손으로 훑어낸다.

매생이 중에서도 으뜸인 초사리(처음 채취한 매생이)가 나오는 때가 바로 지금이다.

이렇게 채취한 매생이는 국으로 끓여먹거나 무쳐먹는다.

올해는 수온이 높아 작황이 그리 좋지 않단다.

그래도 값을 올리기가 쉽지 않은 법. 400g짜리 매생이 한 덩어리는 대략 4000원 정도다.

마을 어촌계장 조의준씨는 “술 먹은 다음날 속 다스리는 데 매생이국이 으뜸”이라며

“과거 먹을 게 부족했던 시절에는 허기진 배를 매생이로 채웠지만

최근에는 웰빙식품으로 인정받아 도시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바다를 둘러싼 연봉 위로 어느새 고개를 내민 붉은 태양, 어둠이 걷힌 겨울바다에 따사로운 기운이 가득하다.

잠자던 미각이 벌떡 ‘장흥 삼합’ 먹어봤나?

●찾아가는 길:정남진전망대는 장흥읍 순지교차로에서 천관산 방향 23번 국도를 따라 관산읍을 거쳐  삼산삼거리에서 좌회전해 이정표를 따라 가면 된다. 소등섬은 천관산 방향 23번 국도에서 용산면 소재지를 거쳐 접정리삼거리에서 좌회전 후 이정표를 따라 가면 되고, 내저마을은 관산읍을 지나 강진 마량 방면으로 대덕읍 신리삼거리에서 좌회전 후 신리마을회관을 거쳐 간다.

장흥 삼합


●맛집:만나숯불갈비(061-864-1818~9)는 장흥삼합(한우, 표고버섯, 키조개)이, 바다하우스(061-862-1021)는 바지락과 키조개 무침이 유명하다. 이외에 3대곰탕(곰탕, 061-863-3113), 신녹원관(한정식, 061-863-6622), 싱싱회마을(생선회, 061-863-8555), 명동가든(쌈밥 정식, 061-863-2020), 갯마을(바지락요리, 061-862-1203), 남포자연산굴구이(굴 구이, 061-863-6586) 등이 있다.

●축제:장흥군에서는 1월1일 오전 6시~9시까지 ‘2012 정남진 해맞이 축제’를 연다. 정남진 전망대 일원에서 열리는 축제는 일출기원제를 시작으로 희망의 북소리, 새해아침콘서트 등의 행사가 열리고 조형물 점등, 용꼬리 날리기, 토정비결보기, 가훈써주기, 용꼬리소원지 걸기 등의 체험행사를 진행한다. 행사 참여자에게는 따뜻한 음료와 떡국을 무제한 제공한다.

●숙박:슬로시티 한옥민박(010-4994-7606), 천관산자연휴양림(061-867-6974), 유치자연휴양림(061-863-6350), 진송관광호텔(061-864-7775), 옥섬워터파크(061-862-2100), 해오름펜션(061-862-2288) 등

●문의: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224



 

장흥 관광명소 톱 5

보림사


● 보림사

가지산(해발 510m) 자락에 터를 잡은 천년고찰로, 인도·중국의 가지산 보림사와 함께 ‘동양 3보림’으로 불린다. 경내에는 국보로 지정된 석탑과 석등,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이 있고 동·서부도, 보조선사 창성탑·창성탑비 등이 보물로 지정됐다. 절 뒤편 비자림 숲길도 운치 있다.

편백숲 우드랜드


● 편백숲 우드랜드

한겨울에도 초록세상이 펼쳐지는 곳. 억불산 자락에 조성된 편백숲에는 통나무집, 황토집, 한옥 등의 숙박시설과 목재문화체험관, 목공건축체험장, 톱밥 산책로 등이 조성돼 있다. 특히 편백소금집(찜질방)은 휴양과 건강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어 인기다. (061)864-0063

● 정남진 토요시장

전국 최초의 주말시장이다. 민속광장 토속음식점에서는 장흥삼합(키조개, 표고버섯, 한우)을 비롯해 계절별 음식과 즉석 전통순두부 등을 맛볼 수 있다. 상설공연장에서는 노래자랑, 품바 등의 공연이 열리고 다양한 전통 및 민속놀이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해양낚시공원


● 해양낚시공원

사계절 감성돔의 짜릿한 손맛을 느낄 있는 국내 최초의 해양낚시공원이다. 부산교 낚시터와 콘도 낚시터, 육상 낚시터 등을 갖춰 낚시와 휴식을 겸할 수 있고 인근 어판장에서는 시중보다 저렴하게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 (061)867-0555

● 노력항

제주 성산포항까지 쾌속선 ‘오렌지호’를 운행(1시간50분)하는 여객선터미널이다. 육지와 제주를 최단시간에 운행할 수 있는 코스로 알려지면서 자동차로 제주를 여행하려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1544-88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