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테마 ~!! 수원, 정조의 도시 융건릉... 코알㉣r 2011. 12. 1. 00:06 수원은 정조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그의 흔적이 도시 곳곳에 남아있다. 행정구역으로 화성이지만, 그곳에 가면 정조가 그리워했던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과 정조의 무덤이 있다. 아버지의 융릉과 아들의 건릉...아버지부터 찾아가 보기로 했다. 가을이 가는 느낌..그 느낌이 지나간다.. 사람도 없는 스산한 느낌에도 불구하고, 조경이 여지껏 보았던 어떤 왕릉보다도 잘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낙엽들이 수북이 떨어져 군데 군데 쌓여 있다. 저 나무 의자에 봄, 가을에는 백일장 하는 아이들로 가득할 것 같은 느낌이 있다. 낙엽을 수북히 모아 놓은 모습이 이채롭다... 그곳을 넘어가면 아버지 사도세자 추존 장조의 융릉이 나온다... 아버지를 그리워했던 아들의 효심이 건릉보다도 더 멋지게 자리를 잡아 치장해놓았다. 곤신지..라는 작은 연못이 융릉의 풍수지리를 돋우고.... 그 안에는 금붕어들이 유유히 헤엄을 치고 있다.... 동구릉이나, 서삼릉, 서오릉 모두 가보았지만, 이 융건릉만큼 조경이 잘 된 곳은 못 본 듯 하다... 확실히 조선 후반, 시기가 뒤인만큼, 기술도 진보한 인상을 받았다... 융건릉은 전체적으로 산책로가 너무 잘되어 있다. 공기가 폐속까지 깊이 들어올 만큼 맑아서 거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진다....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가는 길을 따라 나선다... 작은 오솔길.. 관리하시는 분이 부지런히 쓸어놓아서 낙엽 사이로 걷는 기분이 쏠쏠하다... 융릉에서 건릉으로 가는 작은 다리를 건너면 작은 농장도 나온다...나무와 꽃을 기르는 모습이 멋지다... 무엇을 베어낸 자리인지 무척 궁금해졌다... 곧게 솟은 나무들 사이를 혼자 걷고 걸어도 지루하거나, 지치는 줄을 모른다... 이때 외국에서 걸려온 친구의 전화에 융건릉에 얽힌 스토리를 신이 나서 이야기 해주었다. 아버지가 아들을 죽이고, 그 아들의 아들인 손자가 살아남아 할아버지의 뒤를 이은 이야기... 정말, 수원은 정조의 삶을 빼고는 이야기 할 수가 없다... 드디어 주인공 등장... 오히려 융릉보다 단촐하지만, 단명하고 특별한 업적을 남기지 못했던 사도세자에 비해서, 무언가 힘이 느껴지는 기분인 건 내 느낌탓일까? 전각까지 걷다 보니, 검은 흔적과 지붕에는 시멘트 복원 자국이 보인다... 박정희 대통령 당시에 많은 문화재들이 시멘트로 복원되었었는 데, 그 흔적들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검게 그을리고 낡은 것들은 근대의 상흔으로 보인다.... 그렇게 과거는 현대를 반영하고 다시 그것을 포함한 과거가 되어 간다... 그 오래된 처마 밑에 서보니, 정조는 이 융릉을 조성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조금 알것 같기도 하다... 부모를 그리는 자식의 마음은 임금이나, 자식이나 같은 것이 아닌가? 그렇게 가을이 가는 길을 따라 돌아나온다.. 겨울이 온다는 느낌보다 가을이 간다는 표현을 쓰고 싶은 것은 가을이라는 표현이 좋아서 인게 아닐까 싶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비가 커다랗게 서서, 융건릉이 자랑스런 유산임을 알리고 있다... 그렇게 융건릉을 돌아보고 나오던 날...깊은 인상과 함께 봄에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