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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기다리는 소리 태백 함백산
코알㉣r
2011. 11. 19. 00:08
겨울 기다리는 소리 태백 함백산에 가다
태백산 보다 높은 곳… 만항재 정상 황량한 벌판 쓸쓸함 더해
영화속 '동막골'은 없어… 가장 높은 추전역 계절의 운치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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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선수촌 부근에서 사내골 마을을 내려다본 풍경. 자작나무와 소나무, 낙엽송으로 이뤄진 울창한 숲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북유럽의 어느 지역을 보는듯하다. |
▲삼수령 자작나무 군락지
한강·낙동강·오십천이 시작하는 곳이 삼수령이다. 태백시내에서 황지교 사거리를 지나 화전 사거리에서 우회전하면 35번 국도변으로 자작 나무 군락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태우면 '자작자작'소리가 난다 해서 이름이 '자작나무'다. 아침나절 안개가 끼어 있을 때가 가장 신비롭게 보이며 역광을 받는 오전에는 은색과 검은색만 존재하는 초현실적인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이 고개의 다른 이름은 '피재'다. '피해 오는 고개'라는 뜻이다. 삼척 지방 백성들이 난리를 피해 이상향으로 알려진 황지로 가기 위해 이곳을 넘었기 때문에 '피재'라는 이름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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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령 넘어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자작나무 군락지. 역광을 받을 때면 초현실적인 무채색의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삼수령은 낙동정맥의 분기점이며 삼 강(三江 한강·낙동강·오십천)의 발원지다.(위쪽) 남한에서 여섯 번째 높은 함백산(해발 1573m)을 넘어가는 도로에서 내려다본 태백산맥의 장엄한 모습. 차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길 '만항재'가 이곳에 있다. |
태백·정선·영월이 만나는 지점의 가장 높은 곳(1330m)이 함백산의 만항재다. 등산을 싫어하는 사람도 차를 몰고 산꼭대기까지 올라가 볼 수 있는 곳이다. 함백산은 태백산 보다 높다. 가장 높은 곳이 해발 1572.9m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리고 있는 국가대표 선수들도 이곳 함백산 태백선수촌에서 심폐기능 강화를 위한 훈련을 했다.
높은 만큼 춥기도 하다. 414번 지방도로를 따라 적멸보궁이 있는 정암사를 거쳐 함백산을 오르다 보면 이름 모를 계곡들이 나타나고 한낮에도 얼음이 얼어 있다. 만항재 정상은 야생화 공원이 유명 하지만 늦가을에는 황량한 벌판만 남아 있을 뿐이다.
드라이브를 즐기거나 멋진 풍경 사진을 찍고 싶다면 정상에서 태백선수촌으로 갈라져 오투리조트로 내려 가는 길이 최고다. 산허리 아래 노란 코트를 차려입은 낙엽송들은 만추의 노래를 부르고 장엄한 태백산맥의 준령들이 거대한 병풍처럼 다가온다. 멀리 보이는 매봉산 풍력발전단지의 모습은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의 풍경이 부럽지 않다.
함백산은 영화 '웰컴 투 동막골' 때문에도 유명해 졌다. 미군 조종사 스미스가 P-47D를 타고 가다 추락하는 동네로 설정된 곳이 함백산 절벽에 있는 '동막골'이다. 800만 관객을 동원한 이 영화는 '함백산 동막골=산골동네'라는 등식을 만들어 냈지만 함백산 자락에 '동막골'은 아무리 찾아 봐도 없다. 영화 속에서 처럼 현지 주민들 아니면 찾지 못하는 그런 동네가 아닐까 싶다. 강원도의 자연 지명중 '동막골'이라는 이름을 찾으면 무려 24곳이 나온다. 영화 촬영지로 유명해진 동네는 함백산에서 한참 떨어진 평창군 미탄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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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추전역'. |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곳(해발 855미터)에 있는 기차역 추전역은 싸리밭 골(杻田)인 지명을 따서 역이름을 지었다. 기차역이지만 늦가을에는 자동차를 타고 가야 한다. 겨울철 관광열차만 이역에 정차할 뿐 여객용 열차는 정차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담한 역사에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높은 역' 간판이 크게 달려 있다. 역장 포함 9명의 역무원들이 3개조로 나눠 이곳에서 근무한다. 탄광에서 사용되던 노란색 꼬마 기관차도 관광객을 위해 자리를 지킨다.
추전역 바로 옆에는 단선철도터널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4505m짜리 정암터널도 있다. 무연탄 운반이 주목적이던 태백선 철도와 추전역 건설에는 국토건설단이 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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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암사에서 함백산을 오르다 보면 11월 중순 한낮에도 얼어붙은 폭포를 만난다. |
▲태백 맛집
점심식사로는 막국수가 추천 메뉴다. 강산 막국수(033-552-6680)가 '전국구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 저녁 메뉴로 가장 먹을 만한 것은 한우다. 마블링이 쫙∼깔린 한우고기를 태백에서는 숯불 대신 연탄불에 굽는 게 대세다. 배달 실비(033-552-3371), 태성실비(033-552-5287), 태백한우골(033-554-4599) 등이 유명하다.
태백=글·사진 전경우 기자 kwjun@sportsworldi.com" target=new>kwjun@sportsworldi.com